니체와 쇼펜하우어의 여행 스팟
요즘 한국에서 가장 핫한 철학자는 니체와 쇼펜하우워입니다. 원래는 니체가 독보적으로 인기가 많았으나 염세주의 철학의 대가인 쇼펜하우어가 던져주는 철학이 팍팍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 와닿는 점이 많아 점점 더 인기가 올라갔습니다. 철학자가 즐겨 찾았던 여행지를 알아보고 우리도 길 위의 철학자가 되어봅시다.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와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각기 다른 시대에 살았지만, 그들의 사상은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두 철학자가 실제로 여행하고 싶어 했을 법한 장소를 탐구하면, 그들의 철학적 세계관과 삶의 태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니체와 쇼펜하우어가 관심을 가졌을 만한 장소들을 각각 살펴보고, 그들이 어떤 의미에서 이러한 장소에 매력을 느꼈을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1. 니체가 사랑한 자연과 영감의 장소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는 자연 속에서 철학적 영감을 얻었던 인물입니다. 그는 종종 조용한 산속에서 사색하며 저작을 집필했고, 특히 스위스 알프스와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에 머물렀습니다.
1) 스위스, 실스 마리아
니체가 가장 사랑한 장소 중 하나는 스위스의 실스 마리아(Sils Maria)였습니다. 이곳은 해발 1,800m 이상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광활한 자연경관이 펼쳐져 있는 곳입니다. 니체는 이곳에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비롯한 여러 저작을 집필했습니다. 그는 실스 마리아를 "영원회귀 사상이 떠오른 장소"라고 기록하며, 이곳에서의 경험이 그의 철학적 사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습니다. 광활한 자연경관을 보며 자연스럽게 자연이 자라나 죽고 다음 봄에 다시 태어나듯이 인간도 죽고 다시 태어나서 똑같은 삶을 살았다는 영원회귀설을 탄생시켰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2) 이탈리아, 토리노
니체는 1888년, 인생의 마지막 건강한 해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보냈습니다. 그는 토리노의 고풍스러운 거리를 산책하며 사색에 잠겼고, 《우상의 황혼》, 《안티크리스트》 등의 책을 집필했습니다. 토리노의 예술적이고 철학적인 분위기는 니체의 미학적 감각을 자극했고, 그는 이곳에서 "디오니소스적 삶"을 찬양하는 태도를 더욱 강하게 발전시켰습니다. 고풍스러운 장소에서 지내며 자연스럽게 영감을 받아 디오니소스를 떠올렸을 니체를 생각하나 장소가 사람에게 미치는 큰 영향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3) 그리스, 아테네
니체는 고대 그리스 문화를 동경했으며, 특히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헤라클레이토스, 파르메니데스 등)에 깊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는 플라톤보다는 디오니소스적인 삶을 강조한 고대 그리스 비극을 사랑했으며, 실제로 그리스 아테네를 방문했다면 파르테논 신전과 고대 극장을 탐방하며 깊은 영감을 얻었을 것입니다. 오늘날 같이 쉽게 여행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면 니체는 분명히 그리스 아테네 여행을 했을 것입니다. 아테네에서 도서관을 찾아가 헤라클레이토스와 파르메니데스 등에 관한 책을 대출해서 읽으며 더 심오한 사상을 전개했을 듯합니다.
2. 쇼펜하우어가 동경한 명상과 예술의 공간
아르투어 쇼펜하우어(1788~1860)는 비관주의 철학의 거장이자, 동양 철학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철학자입니다. 그는 인간의 욕망과 고통을 분석하며, 예술과 명상을 통해 이를 초월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1) 인도, 바라나시
쇼펜하우어는 인도 철학, 특히 힌두교와 불교 사상에 심취했습니다. 그는 《우파니샤드》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불교의 해탈 개념이 그의 철학적 세계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만약 그가 실제로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면, 인도의 성지 바라나시(Varanasi)를 방문해 갠지스 강에서 명상하고 힌두교 수행자들과 교류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쇼펜하우어가 신분의 고하가 심한 인도에 여행을 했었더라면 더 심하게 염세주의자가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2) 독일, 바이로이트
쇼펜하우어는 예술, 특히 리하르트 바그너의 음악을 사랑했습니다. 그는 바그너의 오페라가 인간의 내면적 고통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다고 평가했으며, 만약 여행을 했다면 바그너의 음악축제가 열리는 바이로이트(Bayreuth)를 방문했을 것입니다. 그곳에서 그는 바그너의 작품을 감상하며, 예술이 어떻게 인간의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지에 대해 더 깊이 사색했을 것입니다. 그는 고통을 예술인 음악으로 승화할 수 있다고 믿는 인물이었으니 그 시대에 있었던 모든 음악축제에 참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염세주의자인 그가 음악을 듣기 위해 다른 도시에서 열리는 음악축제에 참여해서 축제를 즐겼을 상상을 하니 기분이 묘합니다.
3) 일본, 교토
쇼펜하우어는 동양 철학, 특히 불교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일본 교토의 선불교 사찰과 고즈넉한 정원들은 그가 추구한 "욕망을 초월한 삶"과 잘 어울리는 장소입니다. 쇼펜하우어가 만약 일본을 여행했다면, 교토의 사찰에서 명상하며 동양 사상에 대한 실질적인 경험을 쌓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일본에 들러서 동양철학을 공부하다가 더 깊이 공부하고 싶어서 한국과 중국에도 여행을 하고 싶어 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3. 니체와 쇼펜하우어의 철학이 담긴 여행지 비교
니체와 쇼펜하우어는 모두 여행을 통해 영감을 얻는 철학자였지만, 그들의 관심사는 사뭇 달랐습니다.
<철학자여행지 성격대표 장소의미>
니체는 자연 속에서 영감을 받았고, 가장 좋아하는 여행 장소는 실스 마리아, 토리노, 아테네인 반면 쇼펜하우어는 여행하며 명상과 예술적 감상을 중시했으며, 자주 찾은 장소는 바라나시, 바이로이트, 교토였습니다. 그리고 니체는 창조적인 사색과 영원회귀 사상을 탄생시켰고 니체는 욕망을 초월한 해탈의 삶을 탐구했습니다.
니체는 웅장한 자연 속에서 철학적 사유를 확장하려 했고, 쇼펜하우어는 동양 철학과 예술을 통해 인간의 고통을 초월하는 길을 찾고자 했습니다.
결론: 철학자의 발자취를 따라 떠나는 여행
니체와 쇼펜하우어가 사랑했거나 동경했던 장소들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그들의 철학적 통찰과 연결된 공간이었습니다. 니체는 인간의 의지를 긍정하고 운명을 사랑하는 "운명애(Amor Fati)" 정신을 바탕으로 자연 속에서 깊은 사유를 했고, 쇼펜하우어는 욕망을 초월하는 삶을 꿈꾸며 동양 사상과 예술에 심취했습니다.
만약 철학적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이 두 철학자가 사랑한 장소를 방문하여 그들이 남긴 사유를 직접 경험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도전이 될 것입니다.